“B형, 한번 세게 던져봐~”

“네? 어떻게 더 세게 던져요”

 

 캐치볼을 하고 있던 톰과 B. 문득 톰이 B에게 세게 던져보라고 권유하자. 갑작스러운 주문에 비는 못 던진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다. 톰은 큰소리로

 

“괜찮아! 어서 전력투구로 해봐”

“그러니까. 전력투구가 뭔데요?”

“음..그냥 이렇게 힘을 다리에서 어깨를 지나 손끝으로 전달…….”

 

 톰의 설명에 B가 고개를 갸웃 하면서 더 이해 못 하겠다는 듯 표정을 짓자. 설명을 포기하고 딱 잘라서

 

“그냥 있는 힘껏 던져! 칼을 던지 듯!”

 

 톰의 말대로 던질 자세를 취하던 B는 톰의 마지막 말에 멈칫하며 ‘난 칼을 던지지 않는데..’ 라는 말에 톰이 머리를 긁적이고는 그럼 그냥 자기에게 있는 힘껏 던지라고 얘기했다.

 

“공이 이상한 데로 날아가면 어떻게…….”

“괜찮아, 난 어떤 공이든 다 잡을 수 있어! 그러니까 걱정 말고 던져 형”

 

 톰의 말에 B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있는 힘껏 던졌다. 역시나 공은 이상한 곳으로 날아갔다. 그 모습에 B는 어떡하지? 라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톰은 그저 큰 기합소리와 함께 공을 잡았다. 톰은 잡은 공을 B에게 보여주며 웃었다.

 

“좋은 공이였어! 형”

 

 톰의 말에 B가 아무 말이 없자. 조금 걱정이 돼서 그에게 다가가서 ‘형?’ 이라고 조심스레 불러보니 B가 눈을 빛내며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톰, 대단해요! 어떻게 그런 공을 잡을 수 있어요?”

“그, 그야 난 에이스니까~? 아니지.. B형, 이 정도는 야구하는 사람이면 잡을 수 있어”

“그렇군요..”

“형, 야구하는 거 처음인거 같은데…….”

 

 톰의 물음에 B는 자신의 머리를 긁적이면서 뭐가 부끄러운지 눈치보고는 입을 열었다.

 

“처음이야, 같이 할 친구도 없었으니까…….”

“.......”

“저...음??”

 

 B의 말에 톰의 눈이 커지다 못해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그런 톰의 반응에 적잖게 당황하게 된 B는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 허둥거리고 있는데. 덥석 하고 B의 손을 잡으며 얘기한다.

 

“앞으로 시간되면 나랑 야구 같이하자...!”

 

 갑작스런 톰의 말에 그저 동그랗게 눈을 뜨면서 멍때리고 있는 것도 잠시 B는 고맙다며 활짝 웃자. 왠지 모르게 자신이 한 말에 일말의 거짓도 없지만, B의 반응에 도리어 자신이 부끄러워 진 톰 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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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 심심해“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리다 말고, 엘리가 툭 내 뱉었다. 그러나 주위는 그저 고요했다.

엘리는 주위를 둘러보고는 볼을 빵빵 부풀렸다. 자신의 방에서 나와서는 또 다시 주위를 둘러봤다. 평일 이다보니 다들 일 나가거나 바쁘다. 단 한사람을 제외하고

 

“이글아찌!!!!”

“푸헉!!!”

 

 소파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잇던 이글에게 엘리가 뛰어들었다. 이글은 엄청난(?) 무게에 번뜩 눈을 뜨고는 자기 위에 있는 엘리를 보며 한숨만 나왔다.

 

“꼬마아…….”

“심심해!”

“그래서”

“놀아줘!”

“..............”

“놀~아~줘~”

“그게 사람한테 부탁하는 태도냐!?”

 

 엘리가 이글 위에서 데굴데굴 구르고 때리고 난리를 치니, 이글은 고통을 호소하며 뭐라 했다. 그런 그의 말에도 아랑곳 않고 계속 굴러다니며 졸라대자 이글은 몸을 벌떡 일으키자, 엘리도 그 반동에 굴러 내려갔다.

 

“다른 녀석들에게 놀아 달라해!”

“그치만, 아무도 없는 걸?”

 

 엘리의 대답에 이글은 시계를 보고는 자신의 머리를 벅벅 긁으며 한숨만 나왔다. 이 시간 때에는 다들 일을 하거나 학교에 가 있기 때문이었다. 이글은 졌다는 듯 읽고 싶은 책이 있으면 가지고 오라했다.

 

“응!”

잠시 후,

“이거면 아찌도 좋아할 것 같아~”

“내가 왜 동화책 같은 걸 좋아…….풉!!!!!”

 

 엘리가 해 맑게 웃으며 가지고 온 것은 성〇잡지였다. 이글은 당황해 하면서 잡지를 잡아채고는 어디서 찾은 거냐고 물으니

 

“침대 밑에~”

“누, 누가 알려줬는데?”

“피터오빠가~”

“그 녀석은 꼬마 맞아? 미치겠네. 그건 됐고, 하....동화책 읽어 줄 테니까 제대로 된 책을 가지고 와”

 

 엘리는 신나라 읽고 싶은 동화책을 하나 뽑아왔다. 이글은 소파에 몸을 실차, 엘리도 옆에 따라 앉았다. 이글은 책을 피고는 혼신의 연기를 펼치며 동화책을 읽어 주었다.

 

“다녀왔어”

 

 학교가 끝나 돌아온 나이오비와 피터는 조용한 집안 분위기에 이상해서 거실에 가보니 소파에서 이글과 엘리가 꼭 붙어서 자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이글이 엘리에게 책을 읽어주다 잠들었단 걸 알게 되자, 이래저래 궁시렁 거려도 엘리를 돌봐주는 이글이 기특하고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런 기분도 잠시. 나이오비는 무언가 발견하고는 피터를 불렀다.

 

“피터, 미안한데 엘리를 깨지 않게 데리고 방으로 가줄 수 있니?”

“.....”

 

 피터는 자신의 능력으로 엘리를 들어 올리고는 방으로 갔다. 나이오비는 침을 흘리며 자고 있는 이글을 향해

 

“애한테 뭘 보여 준거야!!!”

 

 초열지옥으로 이글도, 이글의 보물도 재가 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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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비가 오네..날씨 점괘 보기 잘 했네”

 

 물을 먹은 듯 무거운 구름들 사이에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었다. 하랑은 챙겨놓은 우산을 펴 천천히 하교 하고 있었다.

 

“정말, 비오는 날은 이것저것 떠오르게 한다니까…….”

 

 머리를 긁적이며 자신의 어릴 적을 잠시 생각하는데, 갑자기 누군가 자기 옆으로 붙는다. 이상한 느낌에 하랑이 옆을 바라보자 왠 여학생이 있었다.

 

“你好(안녕)!”

“뭐라고 그러는거야?”

“안녕~네가 이 하랑이구나, 내 이름은 루시 리. 루시누나 라고 불렁~”

“내가 누군지 알아?”

“뭐 대충은”

 

 루시가 의미심장한 눈빛을 하며 ‘흐~음~’라며 콧노래를 부른다. 하랑은 속으로 ‘이 계집애가 왜 이래’ 라며 좀 거북했다.

 

“썩 좋은 얘기는 안 들었겠네?”

“뭐, 그렇다고 하지”

“그래서 막상 보니까 어때?”

“딱히, 뭐라고 해야 되?”

“어? 아하하하! 너 웃긴다.”

“뭐가 웃긴 다는 거야? 알 수 없는 계집애네”

 

 하랑이 어이없다는 듯 얘기하자, 루시가 언제 부채를 꺼냈는지 하랑의 머리를 툭! 때린다. 왜 때리냐 며 화내려는데 루시가 부채로 자기 어깨를 툭툭 치더니 콧대 올리듯 얘기한다.

 

“나, 너보다 누나야”

“그래서?”

“좀 윗사람 대하 듯 하란 말이지”

“해도 뭐 한 살 차이잖아”

 

 어쩌다 투닥거리며 두 사람은 같이 하교하게 됐다. 그저 누나라 부르지 않는 하랑에게 루시는 왠지 모르게 고집이 생겨서 하랑의 입에서 누나소리 나오게 하고 싶었다. 어느덧 헬리오스까지 왔다.

 

“다 왔다. 근데 너 데리러 온 사람 있던 거 같은데 괜찮은 거야?”

“어? 괜찮아~어차피 알아서 올 텐데”

“막 대 먹었구먼”

 

 하랑은 천천히 루시 걸음에 하랑도 보폭을 맞춰주며 헬리오스 문 앞까지 데려다 주었다. 잠시 루시가 들어가지 않고 멀뚱히 하랑을 바라본다.

 

“왜 안 들어가”

“어? 아, 응. 랄까 난 너보다 누나라니까! 그러고 보니 너한테 누나소리 못 들었다!!”

“거참 시끄럽고 끈질기네”

 

 하랑이 귀찮다는 식으로 얘기하자, 루시가 빽빽 소리를 지른다. 하랑은 귀를 막으며 손을 휘휘 저으며 들어가라 한다.

 

“아아~알았으니까. 어서 들어가누나~난 간다”

“엎드려 절 받기 식이지만, 좋아! 들어가 줄게!”

“말도 많네..”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들어가려던 몸을 돌려 이미 가고 있는 하랑에게 화내려고 하다가 멈출 수밖에 없었다.

 

“......뭐야, 의외로 매, 매너 있네”

 

 한쪽 어깨가 젖어있는 하랑의 뒷모습에 루시는 중얼거리다가 ‘흥!’ 하고는 돌아서서 들어갔다. 들어오니, 웃으며 자신을 반겨주는 앨리셔가 있었다.

 

“뭐, 뭘 그렇게 웃으며 보는 건데!?”

“아니요, 그냥”

“그럼 됐어!”

“아, 루시씨”

“왜”

“열은 식히고 들어가세요, 다른 분들에게 이런저런 질문 받을 테니까”

 

 주의를 주며 앨리셔가 루시를 지나치자, 루시는 지금 자신의 얼굴이 붉어졌다는 것에 알고, 양 볼을 손으로 감싸며 부끄러워 주저앉으며 작게 중얼거린다.

 

“나보다 어린 주제에...!이하랑”

 

Posted by 토나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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